김봉준 목사 (아홉길사랑교회)
2015-10-27
 
목사님은 국내 최대교단의 총회장을 지낸 이름난 분이다. 교계의 신망도 두터워 한국기독교를 대표하는 보수교단의 대표회장도 지냈다. 그분은 성실하게 한 교회에서 30여년을 사역하며 중형급 교회를 대형교회로 성장시켰으며 지금은 은퇴하여 원로 목사님이 되어 있다. 이 분의 최근 고백이 신선한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총회장은 행복하지 않습니다” 이게 웬 말일까? 멀리서 볼 땐 그 자리가 명예도 권세도 누리는 것처럼 보였다. 총회장이 되면 소위 말하는 가문의 영광이 되는 자리이기에 누구든지 그 자리에 앉고 싶어 한다. 그러나 정상에 있을 때는 몰랐는데 하산하고 나니 그 후유증 이 부메랑이 되어 말로 다 할 수 없는 부담이 있다는 것이다. 10년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총회장때 진 빚을 개인적으로 갚고 있다고 한다.
 
그동안 알게 모르게 퍼져있던 사실을 솔직히 고백한 그분의 용기에 찬사를 보낸다. 목사님은 총회장 이후의 부작용을 자세히 근거 있게 얘기 했다. 명예를 얻은 대신 영성을 잃었고 권세를 얻은 대신 개인적인 체면과 재정 손실 등을 잃어버렸다는 것이다. 총회장 출신의 여러 목사님들 중엔 존경과 신뢰를 받는 분도 있지만 암울한 시기를 보내는 분이 훨씬 많다고 한다.
 
총회장 이후, 교회로부터의 존경과 신뢰가 실추되어 조기은퇴를 당하거나, 원치 않는 후임자로 인하여 교회가 갈라지거나 걸핏하면 소송당하기도 하며 그로 인하여 리더십이 도마에 오른다든지, 저서나 학력문제가 드러나는 등 명예가 실추된 후유증은 총회장을 안하느니만 못했다고 한다. 그분들이 겪고 있는 공통적인 고통은 몸담았던 교회의 배척, 교인들의 등돌리기, 영성의 추락, 조기사퇴 내지는 쫒겨남 등으로 부정적 요인이 훨씬 많은게 사실이다.
 
“한 사람이 두 주인을 섬기지 못할 것이니”<마 6:24> 예수님의 말씀이다.
사욕으로 인한 개인의 명성과 주님 안에서의 깨어 있는 영성, 이러한 두 주인을 섬기기는 사실상 불가능 하다. 이 땅에서 누리는 명예와 권세는 하늘나라에서 받을 상급을 상쇄시킨다. 주님이 감투를 씌워 주신다면 사명에 따르는 지도자가 될 수 있지만 자기 스스로 쓴다면 지도자가 아니라 지배자로 전락한다.
 
그 분은 한국교회의 목사님들이 제발 교단 정치보다는 목양에 관심을 기울일 것을 당부한다. 일단 총회장이 된 후 리더십과 인격의 진위가 드러나면 그간 쌓았던 보기 좋은 먼산의 풍경은 너저분한 현실로 바꿔진다는 것이다. 산과 사람은 멀리서 봐야 보기 좋다.
“총회장은 행복하지 않습니다” 자기 고백적인 이 말은 명예와 권세를 향해 달리는 한국교회, 목회자, 성도들이 마음깊이 새겨야 할 것 같다. 두 주인을 섬기지 못할것이란 예수님의 가르침을 가슴에 새겨야 할 것 같다. 주님이 우리를 부르심은 “내 양을 먹이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