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나에게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단어가 무어냐고 묻는다면 ‘은혜’라고 대답할 것이다. 은혜란 구원을 위하여 값없이 주시는 하나님의 선물이다. 예수그리스도를 통하여 하나님의 구속함을 맛본 자는 은혜 받은 자이다.
 
  은혜는 하나님의 긍휼로 인하여 주어진다. 긍휼이란 우리가 회개하기까지 참으시는 하나님의 성품에 기초하고 있다. 만일 하나님의 긍휼이 없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우리가 죄짓는 순간에 하나님의 심판이 있었을 것이고, 그렇다면 이 땅에 살아 남을 사람이 하나도 없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께서는 긍휼을 베푸셔서 우리가 회개하기 까지 길이 참으심으로 기다리신 것이다.
  이렇듯 귀한 은혜를 거저 받았기에 이제는 거저 나눠 주어야 한다. 예수님도 긍휼히 여기는 자가 복이 있다고 하셨고(마 5:7), 야고보는 긍휼이 없는 자는 긍휼 없는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약 2:13).
 
  러시아의 문호 톨스토이의 글 중에 다음과 같은 우화가 있다. 천국에 계신 예수님께서 지옥의 영혼들을 생각하니 불쌍한 마음에 견딜 수가 없었다. 그들을 단 한명이라도 천국으로 데려올 수 없을까? 하고 생각하다가 천사를 지옥으로 보냈다. 천사는 지옥의 고통 속에서 울부짓는 영혼들에게로 갔다. 그 중 한 부인에게 가서 물었다. “부인, 당신이 세상에 있을 때 좋은 일 한 게 있으면 하나라도 말해 보세요”
“하나도 없어요. 아참! 기억 나는 게 있네요. 집에 찾아온 거지에게 양파 한 개를 준적이 있어요”이 말을 들은 천사는 「천국 기록 보관서」에 가서 확인해 보니 사실이었다. 그래서 그 양파를 찾은 후 다시 지옥으로 갔다. “주님의 은혜로 부인이천국갈 수 있는 기회가 제공 되었습니다.”부인은 깜짝 놀랐다. “부인이 베푼 이 양파가 천국으로 데려다 줄 증거물이니 한쪽 끝을 단단히 잡고 가시죠. 나머지 한쪽 끝은 내가 잡을 테니 자, 잘 잡으세요”
 
  이 장면을 보고 있던 지옥의 무리들이 가만 있을리 없었다. 우루루 달려들어 너도 나도 부인에게 매달렸다. 자신의 팔, 다리, 허리를 붙잡고 매달린 사람들의 무게로 인하여 양파 껍질이 벗겨질까 두려웠던 부인은 고래고래 소리치며 악썼다. “이 못된 놈들아 저리 가지 못해! 착한일 하나 한 적 없는 너희는 지옥불에서 고생해도 돼!”부인의 말이 끝나자마자 그가 잡고 있던 양파의 껍질이 홀라당 벗겨졌다. 그리고 다시 지옥으로 떨어졌다.
 
  아 하나님의 은혜로 이 쓸데 없는자 왜 구속하여 주는지 난 알 수 없도다. (새310, 통410장) 은혜, 이것이야 말로 자격 없는 내게 임한 하나님의 사랑이다. 나에겐 이 단어가 가장 귀하고 아름답기에, 그 은혜를 잊지 않기 위해서 발음이 비슷한 은해(恩海. 은혜의 바다)를 호로 쓴다.
 
2014-11-01
김봉준 목사(아홉길사랑교회)